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잡방 (雜方)

지운이 2020. 5. 9. 18:41

잡방 (雜方)

雜方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 26.0 x 19.4 cm
表題 ; 秘笈


�잡방(雜方)�은 의서(醫書)에는 나오지 않고 민간(民間)에 전해오는 약방문(藥方文)으로 저자와 간행년도 등을 알 수 없는 필사본(筆寫本)이다. 26개의 항목으로 정리하여 각 병증(病症)에 대한 처방을 적어 놓은 책이다.


�잡방�의 저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이 책은 민간에 전래되는 여러 가지 병증(病症)과 치료 방법, 처방약 등에 대해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원래 내용을 그 대로 필사(筆寫)했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내용이 조금씩 수정 보완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저자나 필사자(筆寫者)가 기록되어 있지 않으면 정확하게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


�잡방�은 1책(冊)으로 된 민간 약방문(藥方文)이다. 표지의 제목은 ‘비급(秘笈)’으로 쓰여 있다. 겉표지 안쪽은 찢어져 있으며 찢어진 이면(裏面)에는 이 책과 관련 없는 다른 내용이 있다.


�잡방�은 전체의 내용이 민간에서 처치할 수 있는 처방법을 다룬 책이다. 전체적으로 한문으로 쓰여 있으나 곳곳에 한글도 섞여 있다. 이 책은 ‘계축(癸丑) 3월 12일’이라는 날짜가 표기되어 있으나 ‘계축(癸丑)’에 해당하는 정확한 연도는 알기 어렵다.


�잡방�은 26개의 항목으로 분류하였는데, 각 항목마다 책의 위에 찌를 붙여 항목을 찾아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해놓았다. 찌가 오래도록 사용된 흔적이 있어 보인다.


목차에 이어 본문이 나오는데, 첫 페이지에는 중풍(中風)과 구안와사(口眼喎斜)를 치료하는 방법과 소음병복(少陰病復)을 치료하는 방법 등 각종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 페이지에는 ‘비급(秘笈)’이라고 쓰여 있으며 머리에 관한 치료 방법을 다룬 ‘두부(頭部)’ 항목부 터 소개하고 있다. 이어서 눈[目], 귀[耳], 코[鼻], 입과 혀[口(舌部)], 인후(咽喉)의 순서로 신체 부위에 따른 병증(病症)과 치료 방법을 소개한 후, 기침[咳嗽]과 구토(嘔吐)의 항목이 순서대로 나타나 있다.


일체부(噎滯部)는 심복부(心腹部)와 혈부(血部)가 작은 항목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순환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대변과 소변에 관한 대소부(大小部)와 음식을 먹고 체하여 갑자기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 위장병인 곽기(霍氣)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종기(腫氣)와 부스럼에 관한 창종(瘡腫), 추위와 더위에 관한 처방법은 상한열병부(傷寒熱病部)에, 물린 상처 치료법은 교상(咬傷)에 나와 있다.

 

이 외에 잡병(雜病)과 중독(中毒), 절상(折傷), 학질 (瘧疾), 괴질(怪疾)의 치료방법이 차례대로 나온다. 요즘은 흔하지 않은 질병인 학질(瘧疾)과 괴질(怪疾)에 대한 기록이 있어 당시의 발병 상황과 치료법을 알 수 있다.


이어서 부인병 항목에서는 부인문(婦人門)이라고 한 후에 출산후[産後]와 월경(月經) 두 항목을 소항목으로 분류하여 치료법을 소개하였다. 또한 소아(小兒), 누제(漏劑)에 대한 치료법이 기록되 어 있다.


그리고 섭식(攝食)에 대한 부분으로 음식(飮食)을 다룬 것은 금해야 할 음식[食忌] 항목과 금해야 할 약[藥忌]으로 나누어 기록하였다. 금해야 할 음식의 경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 하고 있는데, 살아 있는 생선의 눈이 적토색(赤土色)이면 회로 먹지 못한다는 음식에 대한 금기(禁忌)와 함께 고기 와 과일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놓았다.

또한 약을 복용할 때의 금기 사항도 복약금기(服藥禁忌)에 수록하였으며, 약재(藥材)의 속명(俗名)과 견문방(見聞方)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여러 종류의 부스럼 종기(腫氣)에 대해서도 기록해 놓았다.


�잡방�은 조선 시대 민간에서 전해지던 각종 병에 대한 증상과 치료법이 신체 부위별로, 증상별로 환자 대상별로 체계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책으로, 당시 민간의료의 상태를 잘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잡방�은 본격적인 의서(醫書)가 아닌 민간 약방문(藥方文)으로 다른 종류의 �잡방�이 여러 권 존재한다. 그리하여 �잡방�에 따라 체재(體裁)가 비슷하거나 조금씩 차이를 갖기도 하므로, 같은 병증(病症)의 항목에 대한 치료 방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한편 조선 시대 민간 약방문의 내용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도 있다. 약재(藥材)의 속명(俗名)을 기록한 것을 보고 당시 명칭의 여러 형태를 알 수도 있으며 한글 표기와 비교하여 명칭의 다 양화에 대한 면모를 살필 수도 있다.


또 중점을 두고 다룬 병증에 대한 것을 살펴보면 당시 유행했던 병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 의약서(醫藥書)로서의 가치 외에도 생활상을 살펴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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