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장계구록 (漳溪口錄)

지운이 2020. 5. 9. 18:50

장계구록 (漳溪口錄)

漳溪口錄 / 金箕斗(朝鮮) 編著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1920 1冊; 21.5 x 21.5 cm
年紀 : 庚申(1920)十月二十日


�장계구록(漳溪口錄)�은 중국 청나라 진사탁(陳 士鐸)의 저술인 �석실비록(石室秘錄)�가운데서 초하고 저자의 비견(秘見)을 붙인 의서(醫書)이다. 표 제(標題)는 부록이라 적혀 있으나, 병증에 따른 치 료법을 한 가지 약재로 약을 조제하는 방법인 「단 방(單方)」이 주로 수록되어 있다.


본 해제본의 편저자 김기두(金箕斗)의 생존연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아들 김훈석(金勳錫, 1884-1953)의 생존연대로 미루어 조선 말기의 학자로 자는 경칠(景七), 호는 장계(漳溪), 장계(章溪)이며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전라북도 고창군(高敞郡) 고수(古水) 출신으로 효우(孝友)가 지극하고 학식 (學識)이 높았다고 한다. 친병(親病)에 대소변을 맛 보아 병세를 가늠하고 열지주혈(裂指注血)하는 효행이 있었다. 이에 고종 31년(1894)에 정려(旌閭) 가 내려졌으며 가선(嘉善) 동의금(同義禁)에 증직 되었다.


본문에 다양한 단방을 서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편저자 김기두는 지역에서 의관(醫官)으로 활동 했던 인물이거나 한의(韓醫)에 상당한 조예가 있었던 인물로 보인다. 김기두는 서문에서 송태일(宋太一)이라는 사람이 의서 한 부를 소매에 넣어 가져와 ‘광제지방(廣濟之方)’의 책이라 하기에 보니 �석실비록�이라는 책인 것을 확인하고 이에 이 �석실비록�에서 내용을 발췌하고 사견을 달아 책을 꾸몄다고 적고 있다. �석실비록�은 중국 청나라 진사탁(陳士鐸)이 전 6권에 걸쳐 편술하여 1687년에 간행한 종합 의서로, 치료법과 처방 및 기타 내용에 독특한 견해를 많이 제시한 책이다.
김기두는 각 장부의 위치 및 작용에 관하여 제대로 알아야 병의 근원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부론(臟腑 論)에 운기법(運氣法)을 대입하여 개인의 비견(秘見)을 서술하였다. 장부(臟腑)는 인체에 있는 내장의 총칭이다. 고대에는 장부론을 가리켜 ‘장상론(臟象論)’이라고 하였는데, 장상(藏象)이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 보면, 장(藏)은 인체의 오장육부를 가리키고, 상(象)은 장부의 형태와 기능의 외재적 표현을 가리킨다.


장(臟)은 �내경�에서 ‘藏’으로 썼고 ‘저장한다’는 뜻이다. 장은 간 ․심 ․비 ․폐 ․신(肝心脾肺腎)의 다섯 장기이며 합해서 ‘오장(五臟)’이라 한다. 공통된 생리적 특징으로는 정, 기, 혈, 진액 등을 만들고 저장하는 것이다. 부(腑)는 �내경�에서 ‘府’로 썼고, ‘창고 ․집’의 뜻이다. 창고에는 사람과 사물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으나 오래 머물 수 없다. 부는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三焦, 모든 기를 주관하고 수도(水道)를 소통시키는 무형의 장부)이며, 합해서 '육부(六腑)'라고 한다. 육부의 공통된 생리적 특징은 음식물을 받아 들여 소화시키고 전달하는 것이다.


본문은 목차 없이 앞부분에서 「운기조분(運氣條分)」, 「운기론중별용조(運氣論中別用條)」, 「별용운기법 (別用運氣法)」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고 이어 운기론에 의거 오장과 관련하여 신체에 생기는 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방약을 나열하고 있다. 나열하고 있는 병증의 종류는 운기법에 의해 오행의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순으로 조합을 하여 병증을 적고 병증의 아래에 단방과 조제법을 적었다. 예를 들면 맨 앞에 목(木)에 해당하는 병증으로 돌림병인 윤증(輪症)을 적고 처방을 아래에 적는 식이다. 맨 뒤에 장부론을 적용한 여러 개인의 사주와 체질이 적혀 있다.


이 책이 간행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으며 필사본으로만 남아 있는데, 본 해제본 이외에 개인이 수장하고 있는 �장계구록�에는 동일 내용의 서문을 쓴 시기가 ‘戊申(1908)夏望 章溪序’라고 되어 있다. 본문의 내용 은 보지 못해 내용의 보충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본 해제본의 표지(表紙) 및 표제면(標題面)에 적힌 ‘庚申(1920)十月謄’, ‘庚申(1920)十月二十日’의 필사 기(筆寫記)로 이 책이 1920년에 전사(轉寫)한 것임이 확인된다. 일반적인 한적(韓籍)의 경우와는 달리 가 로와 세로의 크기가 같으며 세필(細筆)의 난필(亂筆)로 써놓았는데, 「별용운기법」의 경우는 국한문혼용이다. 원형의 ‘송씨세가(宋氏世家)’ 인(印)이 날인되어 있어 이 책이 송씨 집안에서 수장하고 있던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운기법과 장부론을 접목한 사상체질론적 입장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처방한 약방문인 경험방(經驗方)을 적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韓醫學)에 참고가 될 것이다. (임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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