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과 침뜸'이야기 5 : 흉선에서 T세포의 선별과 분화
T세포의 선별
흉선은 흉골 뒤 심장 위에 위치하며, T세포가 분화 성숙하는데 필요한 기관이다. 골수에서 옮겨 온 분화능을 가진 줄기세포는 흉선의 미소환경에서 성숙한 T세포로 분화를 거듭한 다음, 말초로 나가고 2차 림프조직이나 염증의 국소부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T세포는 림프구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성숙한 T세포는 그 표면에 있는 수용체인 TCR(T-cell receptor, T세포의 항원인식수용체)을 매개로 항원제시 세포의 MHC(조직적합복합체) 분자에 제시된 항원을 인식한다. T세포의 분화성숙과정에서, 먼저 무제한 방대한 종류의 TCR을 발현하는 흉선세포가 생산되고, 그런 다음에 개체에 적합한 TCR을 발현하는 흉선세포는 선택('정'의 선택)되고, 잘 맞지 않는 것은 배제('부'의 선택)되는 매우 합목적적으로 진화해 왔다고 한다.
‘부의 선택’에 의해 세포사가 이루어지며 적합한 T세포만 남게 되는 효율적인 과정이 진행된다. 즉 흉선에 들어온 T세포는 상피세포와 반응하는데, 이때 너무 강하게 결합하거나 또는 결합력이 너무 약하게 되면 ‘부의 선택’에 의해 세포사하게 된다.
한편 이때 ‘정의 선택’을 거친 T세포는 MHC I과 결합하는 것(CD8 T세포)과 MHC II와 결합하는 것(CD4 T세포)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들 T세포는 다시 흉선의 수질부분으로 이동하여 한번 더 선발과정을 거친다. 이때도 역시 너무 강하게 결합하거나 너무 약하게 결합하는 것들은 제거된다.
T세포의 수용체인 TCR이 항원을 인식하게 되는데 CD4 T세포는 MHC II에 있는 항원을 인식하고 CD8 T세포는 MHC I에 있는 항원을 인식하게 된다. 그런데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외부항원이 없기 때문에 모두 자기 자신의 세포에서 만들어든 팹타이드만 MHC에 결합되므로, 그 결합이 너무 강하게 반응하면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세포가 되어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부의 선택’ 과정을 통해 제거되고, 너무 약하게 반응하는 것은 주변세포로 부터 신호를 받지 못해 세포가 활성화 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제거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여러 단계를 거치며 대부분은 사멸(98%가 아포토시스)하고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세포들은 분화, 성숙하여 면역세포의 역할을 하게 된다.
*T세포는 Naive T세포와 Effector T세포로 recirculation이 이루어진다. 혈관에서 Naive상태로 있다가.. 림프절로 이동, 활성Effector되기도 하고 다시 심장을 거쳐 혈관을 돈다. 또 활성된 T세포는 림프절에 머물며 증식/분화하여, 혈관으로 돌다가 적이 감지되면 해당 조직으로 이동하여 면역활동을 개시한다.
T세포의 분화
흉선에서 분화 성숙한 T세포는 크게 킬러T세포와 헬퍼T세포가 된다. 이외에도 T세포에는 억제T세포, 기억T세포 등이 있다. 이러한 구별은 세포 표면의 단백질(수용체)에 따라 이루어진다.
T세포가 선택반응 과정에서 흉선피질상피세포가 MHC I을 제시했다면 표면분자가 CD8로, MHC II로 제시되었다면 표면분자가 CD4로 각각 발현되며, 혈액-림프절을 순환하다가 항원의 자극을 받으면, Effector T세포로 전환하게 된다(킬러T세포 및 헬퍼T세포).
T세포의 분화에는 사이토카인도 작용한다. 다양한 사이토카인에 의해 그 T세포가 맡는 운명이 결정된다. 나아가 분화된 T세포는 각각 특유의 사이토카인을 생산하여, 다양한 생체반응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특정 계열의 세포로 분화된 T세포의 운명이 반드시 고정되는 것은 아니고, 분화 후 세포가 존재하는 환경에 따라 다시 다른 계열로 옮겨가기도 한다.
킬러T세포
킬러T세포는 바이러스나 이물질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한다. 또 이식된 이종조직도 공격한다(장기이식시의 면역거부반응). 이는 CD8 T세포로 대부분의 세포에 있는 MHC I과 결합, 이물질/항원을 인식 살해한다. 킬러T세포는 림프관/말초혈관으로 흘러들어가 이른바 면역 전투를 벌이게 된다.
킬러T세포의 세포 공격은 세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1) 림프독소 분비.. 표적세포의 대사 장애 유발
(2) 사이토카인 분비.. 아포토시스 유발 유전자 활성화
(3) 퍼포린 분비.. 표적세포의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죽게 함
헬퍼T세포
헬퍼T세포는 표지에 CD4 수용체를 가지며 항원제시세포의 MHC II와 결합하여 항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 APC)란 바이러스나 이물질 출현시 그 항원정보를 읽어내 그 정보를 제시하는 세포로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B세포 등이 해당된다. 활성화된 헬퍼T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대식세포, 세포독성T세포(킬러), B세포를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항체가 많이 생산되도록 한다.
헬퍼T세포에는 Th1, Th2가 있는데, Th1은 염증성 싸이토카인을 분비하여 T세포 및 B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며. Th2는 B세포를 활성화시켜 B세포의 면역활동을 본격화하도록 한다. 활성화된 헬퍼T세포는 기억T세포로 분열하거나 더 활성화된 헬퍼T세포가 된다
-Th1세포
항원을 탐식하여 활성화된 수지상세포가 탐식후 사이토카인 TNF알파를 방출하면 이에 상응하여 인터루킨-12((IL-12)라는 사이토카인을 생성하게 되면, T세포는 Th1세포로 분화 성숙해 간다. Th1세포는 TNF-알파, IFN감마, IL2 등을 생성하는데, 인터페론감마는 대식세포 등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세포 내 병원성세균의 제거(예를 들면 결핵균과 리스테리아균 등), 항바이러스 반응과 항종양 반응 등에 관여한다. 다만 Th1 반응의 항진 시에는 장기에 특이적인 자가면역질환(예를 들면 I형당뇨병이나 갑상선염 등)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IFN감마의 작용으로 B세포는 해당 항원에 대응한 항체반응을 개시한다. B세포는 면역글로블린 IgG를 분비하고(또 IgM을 IgG로 동형전화/class-switch) 해당 이물질을 항체로 에워싸면(이른바 ‘옵쇼닝화’ opsioning), 마크로파지와 호중구(과립구)가 이를 탐식, 이물질을 처리한다. 또 INF감마를 마크로파지가 받으면 보다 많은 INF알파, IL-12룰 만들기 시작하여 이상의 프로세스를 더욱 활성하게 된다.
또 Th1이 방출한 사이토카인 가운데 TNF알파는 전투가 일어나는 조직에 혈관투과성을 높여 더 많은 백혈구를 모아들인다. IL2는 Th1의 증식인자로 작용하고, 킬러T세포도 증식한다. 또한 TNF알파는 NK세포 수용체에 결합하여 IL2 수용체를 생성한다. NK세포는 마크로파지로부터 나온 IL-12에 의해 활성화(20~100배)되고, INF감마를 방출하여 항체반응을 더욱 활성화시킨다.
요컨대 마크로파지 및 수상세포로부터 이루어지는 항원제시 및 관련 사이토카인 방출, 이에 의한 Th1의 분화 및 활성화, Th1이 방출하는 사이토카인에 의한 항체 분비(및 옾쇼닝화), 그리고 이렇게 처리된 감염세포를 탐식처리하는 면역과정은 면역글로블린 IgG를 중심으로 한 면역세계로 염증/발열반응으로 표현된다.
-Th2세포
Th1의 분화 증식으로 이루어진 항원-항체반응에서 면역글로블린 IgG와 결합한 비만세포(머스트세포)에서 IL-4가 방출되는데, 이 IL-4에 반응하여 T세포가 Th2로 분화, 증식하게 된다. IL-4는 동시에 Th1으로의 분화를 억제하는 작용도 하며, 또 비만세포의 성숙인자이기도 하다. 증식된 Th2는 IL-4를 방출하는 한편 IL-5, IL-13도 방출한다. 이때 IL-4가 B세포로 하여금 또 다른 항체반응을 불러오게 하는데, 면역글로블린 IgE를 분비하여(IgM, IgG를 IgE로 동형전환) 또 다른 항원-항체 반응을 유발한다. IgE에 에워싸진 감염세포는 역시 세포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히스타민이 방출된다. 이것이 피부 근처에서 일어나면(비만세포, 과립구(호산구나 호염기구)에 의한 이물의 배출) 아토피가 되고, 코 점막에서 일어나면 콧물이 나타나고, 기도점막에서는 알러지성천식을 불러오며, 또 기관지에서는 평활근을 수축시키고 점액을 생성하여 이물질을 씼어 내는 작용을 한다.
한편 Th2가 방출하는 사이토카인 가운데 IL-5는 B세포에 면역글로블린 IgA를 분비토록 하고, 비만세포와 호중구를 증식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IL-13은 마크로파지와 수상세포로에 IL-1 IL-6 TNF알파를 분비케 하고, 비만세포의 증식인자로도 작용한다. IL-13은 점막에 점액을 생성토록 하여 콧물을 나게 하거나 장에서 점액을 분비케 하여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상이 Th2의 분화/증식에 따라 B세포가 분비하는 면역글로블린 IgE를 중심으로 한 면역세계로 히스타민 방출로 인한 알러지성 반응으로 나타난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 Th2세포의 분화 메커니즘은 예상보다 복잡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Th2세포 분화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IL-4를 수지상세포는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IL-4를 생산하는 호염기성 과립구가 항원제시세포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또 IL-4는 반드시 Th2세포의 분화에 필수적이지는 않다거나 하는 지적들이 있다.
억제T세포(Treg세포)
지금까지 살펴본 세포집단은 외래 항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염증을 야기하는 세포 집단이었다면, 과도한 면역반응을 차단하는 집단도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세포집단이 억제T세포(Treg세포)이다. Treg세포는 크게 나누어 흉선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natural Treg(nTreg)세포와 말초조직에서 사이토카인 등의 자극에 의해 생기는 induced Treg(iTreg)세포의 두 가지가 있다. 억제인자의 일종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다른 T세포와 B세포의 반응을 억제한다. 즉 면역반응이 너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을 제한해 주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Treg세포의 면역억제 기능 역시 생체의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다.
기억T세포
같은 항원의 노출이 지속되지 않는 한 이펙터T세포는 1~2주 후에는 90%가 사멸한다. 일부 남은 T세포는 기억T세포가 되어(중앙메모리T세포와 이펙터메모리T세포), 2차 면역반응에 대비해 빠르고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작용을 한다.
* * *
이렇듯 T세포는 흉선에서 걸러지며 성숙하여 사이토카인의 작용으로 여러가지 T세포로 분화하여, 항원정보의 전달, 감염세포 공격, 면역 조절과 항원의 기억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중요한 면역담당자라 할 수 있다. 물론 일단 어떤 계열의 세포로 분화된 T세포의 운명이 반드시 고정되는 것은 아니며, 분화 후 세포가 존재하는 환경에 따라 다시 다른 계열로 옮겨가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흉선은 10대 중반을 지나면 점차 줄어들며 퇴화되어 간다고 한다. 따라서 노령화와 더불어 T세포의 활성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로부터 필자는 이 면역기관의 활성화를 위한 침뜸자극을 제시한 바 있다. 즉 흉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흉골 양측의 늑골 2, 3, 4번에 해당하는 신장 영허, 신봉 등의 경혈, 양측을 합해 6개 경혈을 자극하는 접근(침/뜸에 의한)을 '흉선면역점'으로 삼아 활용한다면 면역기능 향상에 커다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블로그의 다른글 흉선면역과 침뜸 활용 참조)
한편 특정 계열로 분화된 세포의 기능 항진이 특정 질환의 병태의 악화(예 Th2세포에 의한 알레르기의 악화 등)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운명 결정기구를 제어할 수 있다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만큼, 침뜸요법으로도 특정 T세포의 활성이나 항진을 통해 면역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질 날도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芝雲 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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