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과학적 침구

침뜸은 왜 면역력을 높여주는가?(松本仁幸)

지운이 2017. 4. 21. 14:23

*이 글은 일본의 松本仁幸이라는 병원장이 쓴 칼럼인데, 침뜸 시술이 면역력 제고에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잘 정리해 주고 있어 옮겨 보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번역상의 잘못은 전적으로 역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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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뜸은 왜 면역력을 높여주는가?

(松本仁幸/의학박사, 일본 松本医院長 칼럼, 2014. 4. 10)

 

침뜸이 어떻게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을까? 고찰해 봅시다

 

여러분, 무엇 때문에 중국인들은 침이나 뜸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까? 말할 필요도 없이 통증이 멈추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통증이란 게 없다면 의학이라는 것도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전에 제가 서술했듯이 중국 위(魏)나라 황제였던 조조(曹操)의 두통을 치료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외과의 원조이자 ‘오금희(五禽戱)’의 창시자인 화타(華陀)였습니다. 魏의 曹操는 왜 두통이나 현기증으로 고통스러웠을까요? 헤르페스바이러스가 조조의 뇌혈관 신경에 들어가 면역계가 이 헤르페스와 싸우며 두통을 일으킨 것입니다.

 

혈자리에 침을 자침하면 어떻게하여 면역력이 제고될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경락의 혈자리에 관해서는 이미 해부학의 한 분야인 형태의학의 입장에서, 자침하면 통증을 중단시키는 작용이 나타난다는 점은 명백해 졌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형태학적으로 그 근거를 해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한 작용이 혈자리에 자침을 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므로, 그 혈자리에서 다른 부분과는 다른 특별히 독자적인 형태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필사적으로 연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혈자리에는 한 가지도 특별한 세포나 조직이나 구조물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다만 경혈이라 불리는 혈자리 부위에는 다른 조직에 비해 신경섬유나 혈관 림프관 등의 수가 많은 경향이 보인다는 점은 밝혀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혈자리의 정체입니다. 형태학자는 혈자리에 신경섬유나 혈관 림프관 등이 많다는 점은 무시하였습니다. 형태학자는 침구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침을 하는 것은 실은 혈자리만이 아니며,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도 자침을 하면 통증이 제거된다는 점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혈자리 부위가 아프기도 하지만 혈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있는 부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침사는 혈자리는 아니지만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도 자주 자침합니다. 어떻든 통증을 느끼는 것은 모두 감각신경입니다.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은 전신에 그물망처럼 분포해 있습니다. 더구나 신경은 반드시 혈관 및 림프관과 함께 주행한다는 점도 형태학자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자, 여기서 침의 본질을 생각해 보기 전에 통증이란 무엇일까라는 것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통증을 느끼는 특별한 장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지요. 촉각이 가해졌을 때 피하의 진피에서 그에 반응하는 마이스넬소체라는 것이 분명히 있으며, 촉각이 강할 때는 진피 아래의 피하조직에 있는 파치니소체라는 특별한 장치가 반응하게 됩니다. 그 외 압각을 느끼는 특별한 장치인 메르켈소체나 루피니종말이라 불리는 수용체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 압각과 촉각을 구별하기는 어렵지만요

 

그러나 통증을 느끼는 별도의 특별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일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듯이 신경에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이 있습니다. 뇌로부터 나온 신경은 척수로 들어갑니다. 이 뇌와 척수에 있는 신경이 중추신경입니다. 그리고 척수로부터 신체의 구석구석까지 나가는 신경이 말초신경입니다. 말초신경은 척수로부터 나와 바로 척수신경절로 들어갑니다. 신경절이라는 말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헤르페스바이러스는 인체의 면역에 의해 영원히 물리칠 수는 없고 단지 신경절로 몰려든다는 점은 수도 없이 말씀드렸지요. 척수신경절은 중추의 척수로부터 나온 신경이 많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이 척수신경절에 있는 신경세포로부터 신경축삭, 달리 신경돌기라든가 신경섬유라고 불리는, 이것이 나와 다시 분지하게 되고, 이 분지한 끝부분을 종말분지라고 합니다. 이 종말분지가 피부, 근육, 건, 관절, 내장 등의 조직으로 들어가고, 이 종말이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신경섬유는 크기에 따라 A, B, C의 3종류로 나눠지게 되는데, 통증을 뇌로 운반하는 것은, A섬유가 더욱 분화된 Aδ섬유와 C섬유입니다. 날카로운 통증은 굵은 섬유로 운반되고 둔한 통증은 가는 섬유로 운반됩니다.

 

손이 잘리거나 화상을 입든가하면 얼마나 아픕니까? 피부가 손상되면 그 주변에 있는 혈관은 일시적으로 위축되었다가 다시 확장됩니다. 그러면 확장된 모세혈관의 압력이 올라가고 모세혈관 속에서 핵상성분이 주변으로 참출되어 나오며, 그 혈액성분이 다양한 면역세포를 자극하게 됩니다. 모세혈관의 혈액도 울체되고 붓게 됩니다. 그런데 일단 위축되었던 모세혈관이 다시 확장될 때 통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조직에 분비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브라디키닌이고 세로토닌입니다. 그리고 손상된 조직내에 있는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도 분비됩니다. 이 브라디키닌 세로토닌 히스타민이라는 3가지가 바로 통증을 느끼는 신경말단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자극이 말초신경을 통해 중추신경인 척수로 들어가서 뇌로 전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척수로 들어간 통증의 감각은 중추의 척수 신경세포로 중계된 다음, 그 신경세포로부터 나온 신경섬유는 척수 속에서 반대측으로 가서 뇌로 상행합니다. 뇌의 간뇌에 있는 시상에 이르고 거기에서 시상후복측핵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까지의 경로를 전문적으로는 외측척수시상로라고 합니다. 시상에 이른 통증 정보는 다시 뇌의 피질에 있는 지각구역으로 가서 통증이 일어난 장소를 식별하고 그 정도를 지각하게 됩니다. 말초신경의 종말지에서 느끼는 통증의 감각은 목 위의 머리에서의 통증은 삼차신경에 의해 그 정보가 전달됩니다. 그 외 후경부나 목부위의 통증은 경신경에 의해, 또 몸통 앞뒤의 통증은 흉신경에 의해, 요나 양쪽 하지 전면의 통증은 요신경에 의해, 마지막으로 양쪽 하지의 후면부와 생식기의 통증은 천골신경에 의해 뇌로 그 통증 정보가 전달됩니다. 장딴지의 통증은, 천골신경에서 나온 좌골신경이 근육에 들어와 이 신경으로 들어온 헤르페스와 전투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헤르페스로 안면통이나 두통이 일어날 때의 통증은 어떻게 뇌까지 전달되는지를 봅시다. 여러분 왜 삼차신경이라 하는지 아십니까? 삼차신경 신경절로부터 3개 갈래로 갈라집니다. 이 신경절을 반월신경절이라고도 합니다. 삼차신경은 목 위쪽에 있는 말초신경인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가장 크며 뇌교라는 곳에서 나와 삼차신경절을 이룬 다음 제1지인 안신경, 제2지인 상악신경, 제3지인 하악신경으로 나눠지게 됩니다. 이 좌우에 있는 안신경이 뇌의 혈관을 지배하는 신경입니다. 이 삼차신경이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분지의 하나인 안신경이 모든 뇌의 혈관신경이나 뇌막의 통증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헤르페스로 인한 두통은 어떻게 하여 일어날까요? 삼차신경절(반월신경절)로 들어온 헤르페스바이러스가 알 수 없는 사이에 좌우 안신경에 인접한 뇌의 혈관신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뇌혈관을 지배하는 신경에서 헤르페스와 면역계가 싸우게 되면, 그 정보는 삼차신경절로 먼저 전달됩니다. 그로부터 뇌의 통증을 지각하는 지각구역으로 전해져서 두통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꼭 알아두셔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뇌 속 그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의 수용체는 아무것도 없다는 점입니다. 두통은 뇌 표면에 있는 동정맥, 뇌막간에 있는 동정맥, 뇌저의 동정맥 등에서 오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느끼는 것입니다. 이 신경은 무엇일까요? 바로 삼차신경의 한 분지인 안신경입니다. 뇌의 모든 혈관신경을 지배하고 통증을 느끼는 것이 바로 삼차신경의 안신경입니다. 이 점을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이 안신경에 두루 분포하고 있던 수두대상헤르페스가 면역에 발견되고 면역계가 이 헤르페스를 물리치려 할 때에 염증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통증으로, 이미 서술한 대로 뇌에서 느끼게 되어 두통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모든 뇌의 통증은 삼차신경을 통해 뇌의 지각구로 전달됩니다.

 

한방침뜸의 수 천년 역사 속에서 ‘왜 한방이 면역력을 높여 병을 치료하게 될까’라든가, ‘왜 침뜸이 통증을 해소해 줄까’라는 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그 답을 구하려는 중국의학의 천재 누구 하나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경험의학으로만 쌓아 온 한방침뜸으로 그 답을 구하려는 것은 무리한 이야기입니다. 생리학 생화학 면역학 병리학 해부학 등 어느것 하나 알 수 없었던 과거 중국에서 그러한 의문에 답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눈으로 볼 수 없는 신경, 림프관 등에 관해서 그들은 아무런 지식도 없었기 때문에 답을 낼 수 없었는 것이 차라리 당연할 것입니다. 그 답을 제가 내는 날이 가까웠습니다.

 

제가 吉益東洞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가 한방약을 사용했을 때 증상이 오히려 심해지는 것을 명현이라 말했다는 점입니다. 한방약을 하나의 독에 대하여 처방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그 하나의 독을 배제하기 위해 증상이 심해진다는 점을 알고 명현을 말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한방약을 비롯한 중국의학이 어떻게 면역력을 높여 주는가’라는 점을 이론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쓰여진 것임은 아시지요. 吉益東洞은 한방약이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하나의 독, 곧 감염증의 원인인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또 원충이나 유충 등의 기생충과 격렬하게 싸운다든가, 또 한방약이 면역작용을 높여준다든가, 하나의 독과 약물의 독 사이에서 싸움이 격렬해져 명현이 나타난다는 그 모든 과정을 알고서 올바른 면역작용을 발견해 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를 일본의학사의 천재라 부릅니다.

 

吉益東洞이나 大塚敬節 선생이 쓴 책에는 면역에 관해 한마디도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지요. 吉益東洞은 1702년에 태어나 1773년에 사망하셨고, 大塚敬節선생은 1900년에 태어나 1980년에 사망하셨습니다. 면역학이 빠른 속도로 해명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30년 사이의 일입니다. 따라서 吉益東洞이나 大塚敬節 선생은 한방과 면역학을 결부시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분 모두 한방약이 얼마나 좋은 약인지를 임상을 통해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지금 저는 왜 한방이나 중국의학이 면역에 도움을 주어 병을 치료하게 될까라는 점에 대해 그 근거를 해명하려 합니다. 한방은 옛날부터 면역의 증거를 밝히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면역력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을 치료하는 수법을 써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분명한 사실의 이면에 숨겨진 missing link, 즉 면역과 중국의학의 연결을 명확히 하고자 장황한 칼럼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든 이 missing link를 하나하나 밝혀나갈 생각입니다. 이를 분명히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지만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께서 늘 알아두시길 바라는 점은 한방약은 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방약은 농산물입니다. 200년전 서양의학이 최초로 만든 약이 아스피린입니다. 이 아스피린과 한방약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한방약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반면 아스피린은 면역력을 낮추는 전혀 다른 작용을 합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을 약이라 했으므로 예전부터 한방약이라고 불려 왔지만, 한방약은 환자의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지금까지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편 200년전부터 공장에서 만들어낸 약은 백신 항생물질 항헤르페스제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면역을 오히려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약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한방약은 1년이나 걸려 중국의 농민이 만든 농산물이고, 약제메이커가 만든 약은 하루만에 공장에서 만들어낸 약으로 이 약은 면역 유전자의 작용을 억제시켜 증상을 제거할 뿐, 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한방약이나 서양약이나 끝에 약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 일반 대중은 한방약과 서양약의 차이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한방약에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 서양약은 대부분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증상을 제거할 뿐, 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해 두고자 합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은 환자의 면역력이고, 병을 만드는 것은 환자의 면역력이 억제되어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도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더구나 21세기 문명사회에 들어서도 인체에 침입하여 면역력을 배제하려 하는 적은 화학물질과 헤르페스 뿐입니다. 이 진실을 알고 있는 저는 현대의 吉益東洞이라 할 만 합니다. 왜인가? 저는 吉益東洞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하고자 합니다. ‘萬病二毒說’이라는 새로운 설명입니다. 二毒이란 무엇인가? 바로 화학물질과 헤르페스입니다. 이 두가지 원인을 일으킨 병의 치료방법도 여러분들 이미 아시겠지요. 화학물질과 다투는 병기기 두가지라는 것도 아시지요. 하나는 교원병이고 또 하나는 알러지입니다. 면역력을 도와줌으로써 항체의 클래스스위칭이 이루어져 교원병을 알러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알러지를 면역관용에 의하여 전투를 그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자연후천적면역관용이라 지칭한 것도 접니다. 즉 화학물질과 공존할 수 있게 되면 교원병도 알러지도 모두 치료될 것입니다. 그럼 또 하나의 독인 헤르페스에 의한 병은 어떻게 하면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이미 알고 계시지요. 면역력을 높여 신경에 분포해 있는 헤르페스를 신경절이라는 형무소로 밀어넣는 것입니다. 이제 ‘萬病二毒說’의 두가지 독을 치료하는 방법을 아셨지요! 아하하!... 2014. 4. 10

(*芝雲 譯)